시민의 대표인가, 행사장 상전인가… 문경판 ‘안하무인 의전’ 언제까지?
[칼럼]=지난 19일 문경문화예술회관 행사장은 문경시의원들의 ‘고무줄 의전’과 ‘여전한 권위주의’가 극명하게 갈린 현장이었다.
평소 주최 측의 극진한 예우를 당연시하며 맨 앞줄을 독차지하던 의원들 중 상당수가 이날은 두세 번째 줄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해 ‘낮은 자세’를 연출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린 행보임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 ‘선거용 겸손’과 ‘뻔뻔한 고집’의 기묘한 동거
하지만 더 기막힌 장면은 따로 있었다. 동료 의원들이 눈치를 보며 자리를 옮기는 와중에도, 여전히 ‘꿈속’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맨 앞 상석을 고수하며 뻔뻔함을 과시한 의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료들의 ‘보여주기식 이동’조차 비웃듯, 시민 위에 군림하려는 그 오만한 태도는 행사장 분위기를 싸늘하게 식혔다.
시민의 대표라는 자각이 있다면, 아니 최소한 동료 의원들이 왜 자리를 옮기는지 눈치라도 있었다면 그런 안하무인 격인 행동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문경시의회 일부 의원들의 의식 수준이 얼마나 시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서글픈 자화상이다.
■ 의전(儀典)이라는 방패 뒤에 숨은 특권 의식
행사장의 앞줄은 의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 자리는 행사의 주인공인 시민, 특히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장애인, 혹은 행사를 위해 땀 흘린 이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 주최 측이 차려준 ‘상석 밥상’을 거부하지 못하고 넙죽 앉아 박수만 받는 행태는 이미 시대착오적인 구습이다.
선거철에만 슬그머니 뒷줄로 물러나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 겸손도 기만적이지만, 그 흐름조차 무시하고 상석을 고집하는 ‘뻔뻔한 의원’의 존재는 문경 시민에 대한 모독이나 다름없다.
■ 문경 시민은 ‘뒷줄’이 아니라 ‘진정성’을 본다
시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선거 때만 반짝 자리를 옮기는 의원들의 ‘연기’도, 끝까지 상석을 고집하는 ‘뻔뻔함’도 모두 지켜보고 있다. 19일의 풍경은 문경시의회가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지, 아니면 본인들의 권위를 확인받기 위해 존재하는지를 묻게 한다.
이제 문경시의회는 답해야 한다. 선거가 끝나면 다시 ‘상석’으로 기어 올라갈 것인가? 그리고 여전히 특권 의식에 젖어 있는 그 의원은 언제쯤 시민의 눈높이로 내려올 것인가?
진정한 권위는 꽃을 단 가슴이나 맨 앞줄 좌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발끝을 바라보는 낮은 시선에서 시작됨을 잊지 말길 바란다.
특히 문경시에도 묻고 싶고 꼭 지켜보고 싶다. 언제까지 각종 행사장 의전을 시민이 아닌 권위주의식으로 배치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