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자·수수자 모두 처벌 구조… 내부고발 위축, 제도 보완 필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경에서 금품선거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공직선거법의 ‘제공자·수수자 동시 처벌’ 구조가 신고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현재 문경 각 선거구에서는 시의원 후보자 난립과 함께 금품 제공 소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공식 신고 사례는 없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소문은 늘지만, 수면 위로 드러난 위법 행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현행법은 금품을 건넨 사람뿐 아니라 받은 사람도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금권선거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금품 수수는 당선 무효는 물론 벌금형 등 중한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법의 경고는 분명하다. 문제는 현실이다. 수수자 역시 처벌 대상이 되는 구조에서는 자진 신고가 쉽지 않다. 신고 순간 자신도 피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법 행위가 음성화되는 배경이다. 제도는 엄격하지만 적발은 쉽지 않은 모순이 반복된다.
기초선거 특성도 변수다. 문경처럼 지역사회가 좁고 인적 관계가 복잡한 곳에서는 신고 이후의 불이익 우려가 크다. 익명성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으면 제보는 기대하기 어렵다. 감시망이 촘촘하지 않으면 법은 선언에 그칠 수 있다.
대안은 분명하다. 자진 신고자에 대한 형 감면 또는 면책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내부고발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고, 신원 비공개 원칙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포상금 제도의 실효성도 점검해야 한다. 처벌 일변도보다 적발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유권자 의식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 금품 수수는 명백한 범죄다. 단기적 이익은 지역 정치 왜곡으로 돌아온다. 후보자 역시 선거 초반부터 정책 경쟁에 집중하고, 불법 행위와 선을 긋는 공개 선언으로 책임을 보여야 한다.
공정선거는 법 조항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신고가 작동하는 구조, 보호받는 제보 시스템, 성숙한 시민의식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6월 문경 지방선거가 불신의 그림자를 벗으려면 지금이 제도와 인식을 함께 점검할 마지막 기회다.
꼬리가 길면 밟히기 마련이다. 유권자들은 금품과 물품에 기대는 후보를 절대로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