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 속 8억 5,500여만 원을 날리고 시설에 또 예산 투입할 것인가..
문경시가 주흘산 케이블카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단산 모노레일을 계속 끌고 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지역사회에 다시 던져졌다.
핵심은 단순하다. 이미 멈춰 선 시설에 또다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하는 점이다.
단산 모노레일은 2018년 착공해 2020년 준공까지 100억 원이 투입된 사업이다. 그러나 개장 이후 운영 기간보다 멈춰 선 시간이 더 길다.
2023년 8월 지반침하와 안전 문제로 운행이 중단된 뒤 휴지는 반복됐고, 현재도 재개 시점은 불투명하다. 점검·보수 내역만 4년간 338건에 달했고, 실제 궤도 사고까지 발생했다.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 시설이라는 인식이 굳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제는 비용이다. 문경시는 재가동을 위해 기존 배터리를 전기로 교체하는 150억 원 이상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보수 계획을 내놨지만, 구체적인 운영 로드맵은 제시하지 못했다.
휴지 기간 동안 인건비와 관리비로만 8억원이 넘는 예산이 소모됐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운영도 못 하는 시설을 왜 계속 안고 가야 하느냐’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주흘산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관광 인프라가 중복되는 지점에서 단산 모노레일까지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재검토 요구는 자연스럽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장기 방치된 모노레일보다는 단산 정상 부지를 패러글라이딩장, 오토캠핑장, 주차장 등 체험형·체류형 공간으로 전환하고, 기존 육로를 확·포장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광은 ‘많이 짓는 것’이 아니라 ‘잘 쓰는 것’의 문제다. 안전 우려가 남아 있고, 유지비 부담이 큰 시설을 끌고 가는 선택은 장기적으로 문경 관광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경시는 단산 모노레일과 주흘산 케이블카를 별도 사업으로 보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제 결단해야 한다. 존치든 철거든, 기준은 분명해야 한다. 관광 효과와 안전, 그리고 예산 효율성이다.
멈춰 선 레일을 붙잡을 것인지, 새로운 길을 낼 것인지. 단산 모노레일은 문경시 관광 행정의 판단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